採蓮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採蓮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8회 작성일 19-10-10 00:12

본문



蘭雪軒에게




나는 물 안에 누워 있어요. 


사위(四圍)를 청록빛 비린내로 채웠어요. 입술이 있어도 널찍한 이파리 속에 숨었어요. 


누군가 나에게 

심장이 굳어 버린 돌멩이를 던지고 있어요.

투명한 것에 닿으면 나는 깨지고 말아요. 


한낮이 그 절정에서 멈추었어요. 

오무라드는 꽃송이도 활짝 절정을 향해 열리는 문들도 

그저 푸른 것 안의 궤적들이 화려할 뿐이예요.  


얼룩진 이끼들이 떠다니는 물속에서,

가장 황홀한 빛이 

데굴데굴 모여드는 연꽃 깊숙이 심연에서, 

높고 어두운 굴곡을 내 표정 속에 감추었지요. 

아무도 보지 못하도록.

아무도 듣지 못하도록. 

그런데 오늘 아침 연꽃이 피었답니다.


그대 앞에 자꾸 서성거리는

나의 시취(屍臭)를 따라와주세요.

하얀 바탕에 날카로운 끝이 조금은 분홍색으로 물든. 

그것은 한없이 이어지는 언어의 표정들 속으로 마악 사라지려는 곧고

아름다운 교각. 

나는 느티나무 이파리가 햇빛의 소용돌이 가운데서 외로워하거나 

순(筍 ) 돋는 날개 속에서 수수께끼를 발견하거나 

그를 몰래 지나치며 당신을 위해 이 허무를 펼치렵니다.


가만히 물 안에 가두어진 형상을 

그 형상 안에 혼을 불어 넣는 투명한 물살을

자는 듯 멎어 버린 빛의 산란(散亂)

내 안에 가두렵니다. 


잠들 듯 영원히 깨어 있는 

세상에서 가장 고요한 한 가지 색깔.

오늘도 나는 하루종일 햇빛의 결 따라 가장 깊은 곳으로 모여드는

심장 속에서 들릴락 말락 울고 있습니다. 

아마 당신은 당신 발치에 자꾸 밀려와 부딪치는 

청록빛 물결에 어른거리는 이것이 무엇일까 궁금해하실 듯도 합니다.

혹여 귀라도 기울이실까요.

아무것도 모르시는 당신이......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2건 1 페이지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