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03회 작성일 19-10-13 22:39본문
그는 수많은 음표들 사이에서 갈색 부표(浮標)를 집었으나,
규정할 수 없는 불협화음 바깥에서
그를 바라보고 있는 얼굴이 시퍼런 물결보다 낮았다.
눈과 입 사이에 균열이 생겨 그를 어디론가 데려가고 있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떠올랐다가 가라앉았다가 했다.
정지해 있는 하늘의 이곳 저곳을 짚었다.
화분 속 꽃들은 남미의 고원에서 온 것들.
감자 크기만한 뿌리에는 녹색 시즙이 가득차있다고 했다.
어린 아이가 뿌리 곁에 앉아
마른 흙 위로 떨어지는 꽃잎을 세고 있다.
음표 몇개면 족했다.
손 안 가득 움켜쥐면
손가락들 사이로 흘러내리는 것들 뿐이었다.
간절히 움켜쥐어도
은빛 물살은 투명한 소리의 결로 퍼져나갈 뿐이었다.
그의 몸은 거대한 울림통이 되어 있었다.
바람만 지나가도 그의 신경 안에는
絃이 긁히는 팽팽한 소리가 빈 곳으로 흘러들어갔다.
타오르는 촛불이 손톱 끝에 앉았다.
손톱이 꺼지면
사위가 침묵이다.
빙빙 돌아
뱀의 머리가 꼬리를 삼킨다.
눈동자도 갈색이었다.
그는 꽃무늬 벽지가 사방을 둘러싼 방 안에 놓여져,
허무 속 직진하는
햇빛의 방향을 왜곡시키며
황홀한 非文에
주린 손을 씻으며
그녀의 손에 의해 수천번 윤회하고 있었다.
이 방 안에 있는 모든 것이 비어 있다.
댓글목록
책벌레정민기09님의 댓글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첼로를 켜는 듯한ᆢᆢᆢ
좋은 하루 보내세요.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