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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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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605회 작성일 19-10-25 09:10

본문



나는 펜 끝으로 감히 사랑에 대해 단문(短文)들을 쓰던 그 여자가 사랑스러웠다. 모호한 시간이 글자들 사이에 얼핏 스친다. 세상에서 아름다운 것들은, 우리가 읽어내도록 그런 방식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있는 힘껏 스스로에게 항거하는 빛깔들마다 그녀는 이름을 붙인다. 글자들마다 그녀가 각혈한 피가 묻어 뜨거운 페이지. 페이지 한 장 넘길 때마다 그녀는 더 희미해진다. 가장 진실하고 아름다운 것은 모호한 법이라고, 그래서 가장 진실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점점 더 모호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한 을 걸어나가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러면 그녀는 막 스무살을 넘긴 책장 속으로 걸어들어가고, 덜 익은 푸른 포도송이가 여백에 매달린다. 그녀의 입술은 이미 썩었고 그녀의 표현에는 시즙이 흐른다. 있는 힘껏 스스로에게 항거하는 빛깔들마다 그녀는 이름을 붙인다. 그 여자는 추상적이다. 나는 그녀가 영육을 지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루오의 그림 속 분노한 창녀들의 초상화처럼, 내 안에 깨진 것들은 모두 날이 서 있다. 나 또한, 나만의 글자들을 씹어 피를 뱉어낸다. 해부된 나체는 오늘도 시계(時計)를 강간한다.

 

고통의 정원에서, 그녀는 매순간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있다.

 

나는 열대림에 갇힌 그녀의 분노를 사랑하는 것이지만, 그녀의 발바닥이 세상을 빽빽히 채운 가시 넝쿨들을 뚫고 고래에 산 채로 삼켜져 버린 요나처럼 더 거대한 것에 갇혀, 그때 어떤 광기의 입술로 사랑에 대해 말을 할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그녀의 글자들은 불가해(不可解)하다. 그녀의 사랑이 불가해(不可解)한 것처럼. 눈발이 더 거세지는 시베리아의 황야에서 돌아나올 길 없는 얼음정원에서 어쩌면 우리의 길이 서로 만나야 할 지도 모르겠다.

 

 


 

 

댓글목록

andres001님의 댓글

profile_image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엇에 관한 독후감인가

사실, 그건 독자의 입장에선
그리 따질 일은 못되지만서도

저는 이 시에 대한 독후감(?)을 말하자면

시인도 시에서 '매순간 무엇인가를 발견한다' 라고 했듯이..

삶의 과정에서 무엇인가 부딪혀 깨어진다는 것,
그러한 열정을 지니고 있다는 건
(그것이 어둠이던, 밝음이던)
자신의 生을 순간마다 확인하고 산다는 일이겠기에
시의 형식을 빈 독후감이던 뭐든 간에
얼마나 근사한 (멋진) 일입니까

저만 해도 하루 일과를 허랑하게 지내는 경우가
허다한데 말이죠

비록, 우리가 한 권의 책을 읽거나
한 잔의 술을 마실 때나
시를 빙자한 농담 따먹기를 하면서
대책없이 시간을 죽이고 있을 때,
그리고 비듬처럼 떨어져 나가고 있는 삶의 무의미한 순간에,
그 아득한 거리에 망연해 있을 때,
오히려 그럴수록 깊이 깊이 자기 속에 침잠하여
또 다른 비상 飛翔을 꿈꾸는 일..

중요합니다

귀한 시를 읽으며,
이런 저런 상념이 들어
주절거려 보네요

근데, 독자로서의 <시감상>이라는 게.. 그렇지요

그건 결국,
시인의 상상력 내지 상념 및 감각의 의도적인 조화를 밑바탕에 깔고
이 시를 감상하자면  그렇단 거

넓은 혜량을 바라며..

삼생이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씨 당신의 시편들을 읽어 보면 감히 이런 감상평이 나올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본인의 시나 스스로 읽어 보고 감상평을 쓰면 좋으련만
다른 시인의 댓글에 이런 댓글을 다는 것은 실례인줄 알지만
워낙 기가 막혀서 씁니다.
꼴에 시인이랍시고 자신의 주제도 모르는 모양새를 보면 정말 당신은 싸이코패스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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