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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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45회 작성일 19-11-07 11:26본문
뒤로 걷기
뒤로 걷기로 한다
불쑥 시간을 거꾸로 되돌리고 싶다거나하는 치기는 없다
그냥, 뚱한 생각에 젖어
뒤꿈치부터 땅 딛던 걸음을
앞발가락 쪽부터 지면에 딛도록 한다
쉽지가 않다
길들여진 나를 건든다는 건
나와 송두리째 대면해도 좋다는 겁 없는 용기
틀을 깨는 그 순간부터 거울이
두려워졌다
앞과 멀어지고 보이지 않는 뒤와 가까워지는 것이
뒤를 갉아먹어 앞을 내어준다는 것이
등을 내어준 만큼 되돌리지 못한다는 사실에
허방 앞에서 지나치게 혼란스럽다
소심해졌다
세상은 헤쳐 나가는 게 아니라
이처럼 더듬더듬 짚어나가도 되겠다 싶다가
문제될 게 하등 뭐 있을까에 다다랐다
배를 밀며 살아도 문제없겠지
배밀이로 밀어낸 시간을 추억하는 생명이 주변엔 또 얼마나 많은가
그냥 웃음이 나온다, 실없다기보다는
보지 않고 지나온 뒤를 허청거리며 본다는 건 불쾌할 줄 알았다
미래의 어딘가와 집요하게 연결된
아스팔트 바닥을 통해 발바닥을 찌르는 무수한 돌기들,
멀어지고 과거가 될 돌이킬 수 없어질 그 모든 것들
나를 일깨우는 그것들이 돌연
소중해졌다
그림자 긴 돌부리 하나가 뒷걸음으로 성큼성큼 멀어져 간다(*)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러고 보니 우리는 앞으로 너무 나갔네요
가끔 뒤로 걷는 생각,
세상을 한번 돌아보는 의미가 깊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어쩔수 없이 앞으로 밀려 갑니다
건필을 빌어 드립니다.
파랑새님의 댓글의 댓글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머리가 텅 비는 상실감으로 살아가는 하루들이
문득 더없이 소중할 때가 있습니다
그놈의 문득,문득,문득
우발적으로 살아도 세상이 용서할까 싶습니다
두무지 시인님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몸 푸는 데는 제일 효과적인것이 뒤로 걷기 입니다
허벅지 단단하게 되지요^^
두려웁기 때문에 가끔은 쳐다보면서 걷지요
앞으로 가는 것을 뒤로걷고 멀어져가는 것이 앞눈으로 보는 그러나 뒤는 앞이 되어버리고
앞이 두려운
멀어지는 뒤가 되어야 하지만 앞으로 보이는 그러나 발바닥에 의존하지만 눈으로 봐야되는 뒤
앞과 뒤의 혼동속에서 얼마나 가야할까 거리를 재지만 앞으로 걷는다는 행복감을 되새김질하며
가끔 뒤를 보면서 걷는 소중함에 감사드리는 건강한 신체
행복한 하루 되셔요
그냥 막 댓글을 달지요^^
감사합니다 뒤로 한번 나가서 걷겠습니다
파랑새님의 댓글의 댓글
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로 실천에 옮기시는 붴방시인님 ㅎㅎㅎ
함 뵙고 싶습니다
언제 기회되면
서로 뒤로 걸으며 막걸리 한 잔 하고 싶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