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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거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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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2회 작성일 19-11-08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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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어느 상점 쇼윈도우 안에는 유리로 만든 인형들이 진열되어 있다. 붉은 유리, 초록 유리들을 기워 만든 도마뱀이 재재바른 동작으로 햇빛을 피해 달아난다. 작은 기포가 햇빛 속에 떠오른다. 유리 바다 안을 금붕어들이 헤엄쳐간다. 비늘 하나하나가 예각의 꿈틀거림을 내쏘고 있다. 살을 발라내고 뼈만 남은 것들이 축제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속이 텅 빈 유리인형들 저마다 독특한 소리를 낸다. 음정이 맞지 않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플라멩코를 추던 카르멘의 가슴에 비수를 꽂아넣는 일이 생기더라도, 딱딱한 수정의 안쪽에서 전에 들리지 않던 불협화음이 손 끝에 만져질 때, 내 시력의 사각지대에서 송진가루 떨어지는 마찰음이 들려올 때.


새하얀 대성당을 찾아가던 길이었다. 절뚝절뚝 노변에서 잠시 쉬어가던 버스가 어머니와 아기 그리고 눈 먼 노인을 태운다. 좀 있다가 어떤 나귀 한 마리가 차에 올랐다. 존재하지 않는 국가의 국기를 게양한다. 빽빽한 집들이 입술을 쑥 내밀고 경련하고 있다. 잎이 불타올랐고 바람에는 지중해 냄새가 섞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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