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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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4회 작성일 19-11-08 08:50본문
겨울/창문바람
낙엽이 지고 나목이 됐듯
어느덧 당신을 생각하지 않게 됐다
눈이 덮인 길에서 낙엽을 찾기는 어려웠고
그럴수록 당신의 얼굴이 흐려졌다
나를 오랫동안 웃게 했고 울게 했던 당신
그 위로 새하얀 눈이 소복이 쌓였다
저기 저 나목처럼 비어지는 계절
눈 쌓이듯 가슴이 하얘지는 계절
겨울, 겨울이다
그동안 무엇에 그렇게 설렜는지
무엇에 그렇게 뜨거웠는지
무엇에 그렇게 사무쳤는지
방금 찍힌 발자국조차
눈발에 덮여 순식간에 사라지니
지난날이 무색해지는 계절이다
겨울 지나 다시 봄이 오고
눈이 녹아 다시 싹이 난다지만
밤이 길어진 만큼 겨울 또한 길고 길겠지
밤이 짙어진 만큼 겨울 또한 깊고 깊겠지
당신은 새싹처럼 봄빛 받아 다시 필까?
아니면 마치, 눈의 온도를 이기지 못해
얼어붙다 끝내 부서지는 죽은 잎처럼
괜스레 옷깃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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