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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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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권정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91회 작성일 17-09-01 14:01

본문

허공

 

권정순

 

 

하늘에 구름 한 점 안 보인다.

아무리,

외상장부 쳐다봐도 입금이 없다

계산기 두들겨 봐도 외상은 요지부동이다

마음 졸이며 발 굴러도 소용없고

목까지 빼고 눈 비벼도 별 소용없다

텅 빈 통장은 벌써 마이너스로 가득 찼다

전화를 걸어 봐도 안 받는다

잠 설치던 밤이 지나고 오전 10시 전화벨이 울렸다

“오늘 점심시간에 물건 보내 주면

지난번 외상은 다음에 주고

오늘 것은 오후 4시까지 주겠다.” 한다.

어찌 믿겠는가?

하늘이 퍼렇게 멍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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