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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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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56회 작성일 19-12-03 10:11

본문

그러게 !




지하철 근육에 꿈틀거린다 새벽 잠이

휘발하는 파스냄새을 싣고 

짜르륵 빈 손잡이들을 흔들며 덜커덩거린다

야간 빌딩 청소 퇴근길인가 

졸음에 겨운 소설가의 상상이나

수정구슬 점술가의 상징처럼 

휘발하는 워킹푸어의 세상은 

찰스 디킨즈의 풍경으로 구원 받는가 


횡단보도 빨간 신호등에 걸린 길에

그림자 두 개가 

타다 지친 촛불 같이 계란 후라이 노른자 모양으로 주저앉아 있다 

길만 걸리면 죄다 걸어두는 이상한 도시다

카운트 다운으로 가는 10 9 8,,,,,,걸음 걸음 

LED 픽셀이 초록빛 숫자를 떨어뜨리고 

모르면 보이지 않는다

다이에 가자 

그 무슨 죽으러 가자는 것인지 잠시 아리송했다

소 한 마리 더하고 빼는 게 무슨 대수라고

과산화 수소수로 뺐는지

아이들의 재킷과 스웨터는 립스틱만치 붉었다

터무니없는 전문점 가격에 좌절하고 가는 곳인가 보다

재미삼아 누추한 곳에 숨어 쓱삭으로 화풀이를 하는 건 아닌지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문인은 죽어서 뭘 남기는 걸까를 중얼거리며

지하철에 이른다

에스컬레이터에는 층계참이 없다

모든 계단이 다 층계참이니까 


할인판매는 폭탄에서 핵폭탄으로 상승하는 계절인가 

재고품이 되지 않으려는 근사한 구스다운

계산대를 긁고 나온 카드는 급속도로 우울을 팽창 시킨다

아직도 가지지 못한 꿈이 무겁기 때문일까

로마의 휴일이 내리는 카페 테라스

두 차례 정도의 짧은 졸음이 흔들렸고

그렇게 휴일이 저물고

스카이 라운지에 올라앉아 

스툴 바에 울부짖은 한숨에 한잔 꺾는다

밤은 길게 이어져 있다며

자본주의 빌딩 계곡에 흐르는 

승용차 강물 불빛에 

한 방울 안녕을 떨군다


두껍게 부풀려진 밤안개는 거리에 뒹굴고 

도시는 이불 속에 쑤셔놓은 턱처럼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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