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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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병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2회 작성일 19-12-15 21:11본문
열린문
잠시 비운 현장 사무실
확 열리지도 닫히지도 못한 채
문이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다
제 주인 없다고
아무나 들일 수 없다는 것인지
녹슬어 뻑뻑한 경첩이 답답하다는 것인지
저 혼자 어쩔 줄을 모르고 있다
불경기에 무작정 기다리는 인부들 손처럼
무엇을 잡아야 할지 몰라
쓸데없는 힘만 쓰고 있다
이윤이 박한 공사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도 못 내리고 방치해둔 신음처럼
삐걱삐걱
느슨하게 풀린 경첩이 근심스런 소리를 내고 있다
컨테이너 벽을 탕탕 들이박고는
바람에 탕, 닫혀버리는 문
나도 눈 딱 감도 닫아 버리면 그뿐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서려는데
손잡이 잡은 바람이 휘청하도록 막아선다
문門을, 문을 확 열어
코뚜레 같은 자물쇠로 단단하게 채워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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