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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의 맹수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96회 작성일 20-01-03 03:50

본문



멸종 위기의 맹수들

 

당신에게선 사람 냄새가 나

 

포기김치를 맨 손으로 쫙쫙 찢는 그녀,

술집에서 우연히 만나 술값을 계산하고 가는 그,

약한 짐승은 냄새를 지운다는데

감히 사람의 냄새를 풍기는 사람들,

고양이는 똥을 모래에 파묻고

삵은 똥을 길 위에 눈다는데

사람 냄새를 가리기 위해 향수를 뿌리고

사람 냄새를 지우기 위해 목욕을 하고

방귀와 트림을 참는데

냄새를 숨길 수 없어 멸종 되어가는 사람들,

치매 걸린 시어머니 수발을 하는

저도 무릎 연골이 닳아 절뚝이는 주방 이모,

이혼한 자식들이 버리고 간 손주를 키우느라

빗물에 퉁퉁 불은 박스를 줍는 노 부부,

파스 냄새, 노인 냄새, 몸에 베인 음식 냄새

겁도 없이 사람 냄새를 풍기고 다니는

이제는 사파리에서도 사라져가는 맹수들

바람만 불어도 핏대가 서는 짐승들이

오금을 접고 피해 다니는,

 

냄새, 사람 냄새가 나는 사람들,

 

 

 

 


댓글목록

싣딤나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사와 추천 다 고맙습니다.
이 곳 심사위원들 취향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여리여리한 예쁜 문구들을 한 없이 늘어 놓는 것을
선호 하시는 것 같습니다.

ㅎㅎㅎㅎ우수 창작시란이 우수 창작시란인 것 같습니다.
전 우수 같은 것 질색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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