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아서 사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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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65회 작성일 20-02-17 09:41본문
감아서 사춘기
동피랑
우리 집 막내 마리
가만있는 자세를 실수로 건드렸죠
성질하고는
입고 있던 옷들을 벗어 내동댕이치며 달아나는데
어쩔 줄 몰라 지켜만 봤죠
다행인지 불행인지 문이 막아서고 있었죠
열리기만 해 봐라
당장 집을 뛰쳐나갈 듯 버티는 감정 앞에
가르칠 태도랄 게 있던가요
등 뒤에선 가족들 재미있다는 듯 웃음이 끓는데
묵묵히 웅크리고만 살던 녀석이
도대체 언제부터 자유를 원하고 있었을까요
그동안 사정도 모르고 걸핏하면
책상이고 거실이고 화장실이고
그의 입장을 툭 툭 끊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할 수 없이 내가 허리를 숙였죠
녀석을 돌려세우는데
제가 죄를 갚는 기분이 들었어요
가볍게 볼 게 아니더라고요
사춘기, 두루 살피라는 말이
댓글목록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리의 천방지축에 놀라고
쭈욱 읽어내려가다 시제를 보고 한번 더
무릎을 치며 놀라네요
맞서 싸우다간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모르니
허리 숙인 건 정말 잘하셨습니다
이곳은 밤새 눈이 제법 쌓여 있네요
겨울기분이 늦게나마 나는 것 같습니다
봄을 먼저 맞이할 남쪽하늘
늘 햇살 환한 시간과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긴 매화가 활짝 피었습니다.
눈사람 만들어 택배 좀 보내주이소.
주소는 '남쪽 바다 미우지 갈매기 나는 곳'입니다.
방금 홍매화 향기 남풍에 실어 보냈습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흥미롭기도 하고, 잘 짜여진 문장에 감탄 합니다.
마리에게 안부좀...ㅎㅎ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부러운 필력
오랜만 입니다.
잘 지내시죠.
거기에는 벌써 꽃이 피었군요.
늘 건필하소서, 동피랑 시인님.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귀한 눈발이 날리는 걸 보고 하늘이 두루마리 휴지를 자빠뜨렸나 했지요.
세상 사람들이 이장희 시인님 만큼 착했으면 합니다.
시인님, 아주 조금만 삐딱해지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