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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에 대한 억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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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9회 작성일 20-02-27 09:43

본문



노을에 대한 억측


석촌  정금용



 

칠한 색이 

오늘따라 어쩌면 저렇게 선연한가

몰두한 흔적이 역력해 보이는

정신없이 휘두른 듯 붓 자국이 아직도 마르지 않아

쓱 문지르면 손가락 끝에 묻을 것 같은

허공에 마구 번지는 색상이 심상치 않아

흔히 쓰이지 않는 색조


전에는 다루지 않았던 저 색깔


혹, 진이 빠져 돌아가는 화공을 불러  

이러쿵저러쿵  잘 됐느니 못됐느니 누군가 했을 군말 때문에

귀가 설어 애라 모르겠다 서둘러 더 칠한 거 아냐?

원래 곧잘 불끈거려 

걷잡을 도리 없는 고약한 성미기는 했을망정

빛을 주제로

구름을 소재 삼아

제멋대로이기는 했을지언정 

이모저모 나름껏 살펴 그리지 않았던가


그런데 지금은 예사롭지가 않아


저 색상을 뽑아놓고

맥이 빠져 주저앉은 바닷물 속에

엎드려있을 수밖에 없도록 또 누가 부추겼나

  

내일 일어서지 못하면 어쩌려고

함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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