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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조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30회 작성일 20-03-03 12:04

본문

낯선 조문 / 김 재 숙

 

 

까닭 없이

저 순한 죽음을 통곡하지 않을 거야

 

혼탁한 망막에 갇힌

서늘한 날개

 

천만번 허공을 디딘

살밑 돋움새 부서진 발자국으로

 

치렁치렁 상두꾼 소리 맑았을까

 

여린 죽음을 게송하며

한 자락 미련

먼 저녁 허공을 넘어가네

 

문득

돌아서는 등 뒤 여기저기 맥을 짚어

죽지 않아 더 슬펐던 곳

부질없어 안타까운 지상의 한편으로

애도 없는 깊이와 넓이로 묻힌 마음에

낯선 문상객이 되어

천천히 깊게

한 번같이 길게 곡을 뱉고

 

살아서 묶은 사*의 매듭

고단했을 생의 수 만 자락을 풀어 놓는다.

 

 

                          

                                                          *올이 풀리지 않게 단춧구멍이나 꿰맨 솔기 따위의 가장자리를 실로 감치는 일.

                                              *퇴고

 


댓글목록

이옥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등 뒤 여기 저기  맥을 집어 죽지 않아 더 슬펐던곳
이 대목에서.........
 시의 절정을 이루는 것  같군요
붉은선 시인님
잘 감상 하고 갑니다
건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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