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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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차렷경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193회 작성일 17-09-08 10:52본문
송곳니 / 김경래
할머니 세상을 뜨실 때
나는 그분 앞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밥풀이 묻은 입술을 달싹거리며
식욕이 위장을 절이고 있었는데
반찬 하나도 귀한 때에
입에 넣은 시금치나물로
가난의 덧니를 자근자근 씹을 때다
할머니 병명은 떨어진 땔감이다
겨울이 오고 칼바람 불 때
아랫목을 양보하셨다
밥풀을 흘리는 입술 사이
은둔의 치석을 발라내시고
침샘을 활짝 열어 놓으신 채
손자에게만 눈의 언어를
골다공증을 빠져나간 뼈알처럼
솎아내셨을 뿐이다
송곳니 제대로 세우래이.
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 좋은 시 한 편 감상하고 가네요
시인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