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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침묵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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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11회 작성일 20-03-0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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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침묵의 시대

석촌  정금용


아무도 없는데
찌를 듯 덤비는 이 이상함은
하마터면 놓칠뻔한 미처 지우지 못한

그림자같이 스민 바이러스가 드러낸 괴력

한껏 기세 오른 마녀의 섣부름에
참다못한 기침에 발열에 서로가 의아하는 미심쩍은 눈초리로는
코로나19에 묶인 발을 풀 수 없어 다투어
빗장을 지르는 지구촌 곳곳

기침만 하면 금세
뾰족해져 지켜보는 돌아보는 하얀 침묵만 바라는 시대
남풍에 실려 몰려드는 저 봄의 저항을 닫힌 창안에서 모른 척 사려란 말이냐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장하는
들숨마저 여과해야 안심하는 이 딱한 시국아

미흡한 마스크에 매달려
생활이 멈춰버린, 관계가 실종된 거리에서
숙주로 의심 받는
멈출 수 없는 이 숨결을 도대체 어찌하라는 말인가
도무지 기약할 수 없는 남은 날들을

창밖에 서성이는
마주할 봄 기운이 넘나들도록
활짝 열어도 시원찮을 마음에 창문까지
굳게 닫아걸라는 뜻은

설마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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