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부치는 편지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하늘에 부치는 편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2회 작성일 20-03-11 22:43

본문

친애하고 싶은 하느님께.

있는지는 사실 지금도 의심하지만
안녕하세요 하느님
하늘 어딘가에 걸려 있어도 잘 보이죠
내 알 바 아니지만요

오래된 푸념 하나 해 볼게요
씨발 세상은 내가 좋은 사람인 줄 알아요
아마도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이니까
보통 사람이면 좋은 사람인 줄 알고
제멋대로 가늠하고 그러는 거겠죠
근데 좋은 사람이라는 건 웃기던데요
좋은 사람이라는 거 다 쓸데없어요
그건 자기 자신에게 좆같다는 소리라고요
반대로 남에게 좆같은 사람은 말이죠
스스로에게 너무나도 멋진 사람이에요
그래서 나는 차라리 좆같은 사람이고 싶은데
왜 항상 좋은 사람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걸까요

세상의 좋은 것은 모두 나한테서 지랄같이 멀어요
마치 당신처럼 말이죠
하느님 당신은 내게서 너무 먼데
붙잡는 사람마다 다들 내 곁에 당신이 있대요
왜 내 시선 바깥으로 자꾸 숨는 거죠
내가 무슨 숨바꼭질이나 할 정도로 보이나요
세상 모든 것이 다 당신의 의도대로라면
내가 좋은 사람인 것까지도
반대로 내가 내게 좆같은 사람인 것까지도
당신이 모두 짜고 치는 고스톱인가요
다른 사람은 심지어 당신에게도 좆같을 거고
나는 그래도 좋은 사람이 될 수밖에 없는데
이것도 당신의 그 잘나신 의도인가요

그리고 나는 자명종이 아니란 말이에요
시간 되면 좋은 말씀 좋은 소리 내뱉는
그런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았는데도
자꾸 되라고 하네요
세상이 진짜 미쳤나 봐요
내가 울면 웃고 내가 웃으면 울고 있으면서
항상 상황 파악 안 되냐고 되레 따져 묻잖아요
씨발 내가 대체 뭘 잘못했나요
이렇게 엇박자 내고 싶어서 엇박자 냈나요
마치 그럴 생각이었다는 듯이 제멋대로인 세상이
나보고는 제멋대로 굴지 말라고 자꾸 때려요
피가 나도록 때리는데도 또 때려요
그런데도 그게 당신의 숭고한 의도래요

아마 수차례 부쳤는데도 답장 하나 않는 걸 보면
하느님 당신은 차라리 없는 편이 나을 거예요
사실 있다고 생각하고 몇 차례쯤 써 봤어요
근데 실은 좆나 쪽팔려서 태워버렸어요
생각해 봐요, 있는지도 없는지도 아무도 말 못하고
다들 대충 유야무야 얼버무리고 넘어가는 존재를
나 혼자 있다고 믿고서 거기다가 딸이나 쳐봤자
대체 뭔 소용인가요
그래서 초장부터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른다고 했어요
있다면 이거 주워들어서 읽고 버리든 말든 하겠죠

어쨌든 하느님 당신은 있든 없든
천하에 둘도 없는 씨발새끼예요
씨도 안 뿌린 밭에서 밀과 보리가 자라서 저절로 숙이든
나자마자 두 발로 일어나서 내가 유일한 킹왕짱이라 하든
세상에 내가 봐왔던 그 어떤 형태로든
나타나기만 하면 당신은 그 순간부터 씹새끼예요
아무래도 다음부터는 이따위 알량한 편지 몇 장보다는
직접 그 위로 올라가서 맞장 좀 떠 봐야겠네요

있다면 말이에요, 씨발, 진짜 있다면.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4,565건 5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34285
꽃샘추위 댓글+ 5
구식석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 03-31
34284 德望立志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3-31
34283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3-31
34282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3-31
34281
도심 속 촌놈 댓글+ 4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3-31
34280
Why, I 댓글+ 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3-31
34279
교살 당한 시 댓글+ 1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3-31
34278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3-31
34277
별이 댓글+ 1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3-30
34276 솔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3-30
34275 청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3-30
34274
봄비 댓글+ 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3-30
34273
봄마중 댓글+ 2
德望立志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3-30
34272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3-30
34271
삶에 행복 댓글+ 1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3-30
34270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3-30
34269 修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3-30
34268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 03-30
34267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3-30
34266
혼밥 댓글+ 1
보푸라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3-30
34265
그 사람 댓글+ 1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3-30
34264
불타는 공부 댓글+ 2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3-30
34263
간장게장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3-30
34262
부활 댓글+ 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3-30
34261
벚꽃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3-30
34260
질경이 댓글+ 1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3-29
34259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 03-29
34258
벚꽃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3-29
34257
벚꽃 댓글+ 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3-29
34256 탄무誕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3-29
34255
커피나무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3-29
34254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3-29
34253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3-29
34252
글자의 비명 댓글+ 2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3-29
34251
목련화 댓글+ 2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03-29
34250
소신 댓글+ 1
德望立志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3-29
34249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3-29
34248
당신이기를 댓글+ 1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3-29
34247
당신은 댓글+ 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3-29
34246
별칭, 고구마 댓글+ 1
보푸라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3-28
34245
저녁나무 댓글+ 1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3-28
34244
홍매화 댓글+ 1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3-28
34243
소금 댓글+ 1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3-28
34242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 03-28
34241
雨中訪花 댓글+ 1
구식석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3-28
34240
텃밭 댓글+ 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3-28
34239
거울 (민경) 댓글+ 2
탄무誕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3-28
34238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3-28
34237
님의 그림자 댓글+ 2
지중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 03-28
34236
봄비 우산 속 댓글+ 2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3-28
34235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3-28
34234
봄의 노래 댓글+ 2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3-28
34233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3-28
34232
봄날 같이 댓글+ 1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3-28
34231
진달래 댓글+ 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3-28
34230
무제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3-28
34229
진주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3-28
34228
초승달 댓글+ 1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3-27
34227
방심(放心) 댓글+ 1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3-27
34226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3-27
34225
물방울 댓글+ 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3-27
34224
벚꽃을 보며 댓글+ 1
보푸라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3-27
34223
사이 댓글+ 2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3-27
34222 최상구(靜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3-27
34221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3-27
34220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3-27
34219
피날레 댓글+ 2
청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3-27
34218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3-27
3421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3-27
3421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3-2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