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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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91회 작성일 20-03-12 09:52본문
오래된 사진관
석촌 정금용
"안 되죠 안 됩니다, 그것은 거짓이니까요"
곁들여달라는 수정을 단연 마다하는 아주 오래된 사진관
어제 늦게 들러
어두운 표정 짓다 말없이 가버린 달과는 달리
늘 드나든 단골 구름은 오늘도 걸치고 온 보잘것없는 흰옷의
매무새를 바꿔가며 찍어가는
묵은 사진기 하나로
막연한 그리움 같이 비치는
담기는 그대로를 고집하는 즉석사진인지라
성미 급한 누구랄 것 없이
바로 찍어 바로 보는 느긋한 풍경은 물론 아무리 잽싼 찰나도 결코 놓치지 않는
그렇게 많이 찍었으면서 여태껏 남긴 사진 한 장도 없이
비켜가는 소리는 도무지 찍히지 않아
듣고 있을 수만 없어
밤낮없이 그 소리가 멈출 시각을 기다리다
떨어져 번지는 빗방울에 초점이 흐려지자 문을 닫아거는
건네는 눈 인사에 짐짓 못 본 체하는
어느 해였던가, 둑이 터져 없어질뻔했다는
까다롭고 괴팍한 성미의 사진사가 오랫동안 바뀌지 않는
갈 때마다 그 자리에 그대로인 호수 사진관
석촌 정금용
"안 되죠 안 됩니다, 그것은 거짓이니까요"
곁들여달라는 수정을 단연 마다하는 아주 오래된 사진관
어제 늦게 들러
어두운 표정 짓다 말없이 가버린 달과는 달리
늘 드나든 단골 구름은 오늘도 걸치고 온 보잘것없는 흰옷의
매무새를 바꿔가며 찍어가는
묵은 사진기 하나로
막연한 그리움 같이 비치는
담기는 그대로를 고집하는 즉석사진인지라
성미 급한 누구랄 것 없이
바로 찍어 바로 보는 느긋한 풍경은 물론 아무리 잽싼 찰나도 결코 놓치지 않는
그렇게 많이 찍었으면서 여태껏 남긴 사진 한 장도 없이
비켜가는 소리는 도무지 찍히지 않아
듣고 있을 수만 없어
밤낮없이 그 소리가 멈출 시각을 기다리다
떨어져 번지는 빗방울에 초점이 흐려지자 문을 닫아거는
건네는 눈 인사에 짐짓 못 본 체하는
어느 해였던가, 둑이 터져 없어질뻔했다는
까다롭고 괴팍한 성미의 사진사가 오랫동안 바뀌지 않는
갈 때마다 그 자리에 그대로인 호수 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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