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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의 우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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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화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579회 작성일 20-03-14 09:27

본문

우울증의 우산에게



당신은 나를 처음 만나는군요

기억 쪽으로 구부러진 손을 내미는군요

따뜻했습니다

당신의 안쪽

당신은 창을 참 많이 가졌군요

팔각 처마 밑으로 눈썹같은 하늘이 들어와
당신은 자꾸만 충혈 되는군요

당신의 등은, 그러므로 텅 비었군요

지 우 느 라 , 손등에 얹힌 구름

가슴 쪽으로 당겨 놓은 당신의 현(絃)들이
당신의 중심을 향해 비(悲)비(悲) 울기 시작 하는군요

아늑하게 바짓단을 젖어 내는 일을
나는 혼자 즐겨하였습니다.

인사가 늦었군요

당신의 하늘 밑 당신이 짓다 그만둔 구름

어쩌면, 당신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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