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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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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4회 작성일 20-03-26 10:59

본문

  시인바다 / 백록


 
   불온의 불면으로 잠 못 이룬 밤이면 물컹한 한치와 날카로운 갈치들이 시커먼 물살을 물어뜯던 물비늘과 함께 갯바위를 집어
삼키던 포말의 말씀으로 소싯적 허기를 일깨우고 
   눈을 뜨면 빠지직 초릿대를 부러뜨리던 붉바리며 다금바리의 바리바리한 기억들이 동네 누이 같은 비바리들 화끈한 자맥질로
유혹한다는데...
   마침, 고사리장마가 얼씬거리는 춘분의 기슭 여기는 어제의 밀물과 내일의 썰물, 그 어중간이라며
   자나깨나 바당이 마당이던 소년은 어느덧 저기 일몰 같은 노인이 되고 말았다며
   도로 아미타불의 낚싯줄로 고래 뼈 같은 시어라도 낚아보려는 듯
   서툰 염불인 양 한참을 중얼거리고 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직의 손주들을 불러 모아
   바다 이야기 살갑게 들려주고 싶다며
   허구한 날 잠꼬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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