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없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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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26회 작성일 20-04-01 06:13본문
빈틈없는 삶
석촌 정금용
아무리 돌아도
바람 한 점 일지 않는
그렇게 비좁은 틈에서 버텼을 줄이야
예각과 둔각으로 자세를 바꿔도 마찬가지였다는
오가는 이 하나 없는
단출하기 이를 데 없는 차갑게 외면한 융통성을 멀리하고
한결같겠다는 서리 빛 결기만 가득한 어둠 속을 일정한 속도로
평지 걷듯 걸어
버겁게 묶여 한 번도 거꾸로 풀어헤치거나 내색도 할 수 없어
이따금 죽은 듯 기진해있다가
남들은 거저 쓰듯 허투루 써도 멀쩡하게 돌아가는 세월의 톱니바퀴를 어디
금이라도 간 것같이 동이고 동여 조이고 조여
여기저기 메인 숱한 나날을, 죗값을 치루 듯 버틴 그 오랫동안을
빈틈없는 틈에서 틈을 찾아
없을 것 같아도 반드시 있을, 보이지 않아도 보일
그 투명한 길을 찾아
왼쪽은 포기하고 오른쪽으로만 돌아
침묵의 틈을 밀치고 들어가 각기 다른 통로에서
마침내 찾은 시각을 얇고 투명한
초 단위로 나누기 바쁜
손목을 벗어나지 못하는
시곗바늘의 삶
댓글목록
이중매력님의 댓글
이중매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한길을 걸어온 고집이 아름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