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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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660회 작성일 20-04-06 08:13본문
장작불
석촌 정금용
나이테 속에 간직한 나무의 반듯한 역사가 무너졌다
날선 톱날을 버티느라 기겁했던 떨림도 도끼날에 파인 단면의 아픔도
쪼개질 때 어쩔 수 없이 지른 외마디도 침묵 속에 역력한
그늘의 주검이라 해도 다를 바 없는
동산에 우뚝 파수를 섰던 그 푸르렀던 의미마저 잃은
바람과 나눈 풍류는 어디 버리고 햇발에 맞선 그늘은 또 어디 두려나
마지못한 조바심만 부풀어
어디가 어딘지 모르게 흩어진 형체 잃은 몸이
재가 되기 전에 익혀야 한다는 매운 눈물 훔치며 쪼그려 앉은 손길에 닿아
아궁이 속에 붉은 꽃잎 날려 가마솥 달구는 불꽃이거나
매캐한 또 한 번의 죽음을 기다렸다가
헝클어진 흔적을 허공에 뿌리며 검게 사위어 가는 꽃이거나
꽃나무는 기어이, 이루지 못한 마지막 열정이
섣불리 꺾을 수 없는, 함부로 다뤄선 안 될 꽃 같은 불길이 된 것이다
댓글목록
grail217님의 댓글
grail217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함께 공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