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창작시의 향기

시

- 비수

시는 벽을 등지고 앞을 내다보며 생각을 내뱉거나 혹은 벽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는 거다

노래나 춤으로 또는 그림으로 나타내는 거다

절에서 읊으면 詩가 되고

때를 맞추어 읊으면 時가 되고

시장에서 읊으면 市가 되고

널리 읊으면 施가 되고

처음으로 읊으면 始가 되고

옳게 읊으면 是가 되고

잘 살펴 읊으면 視가 되고

시험 삼아 읊으면 試가 되고

흐느끼며 읊으면 嘶가 되고

가르치듯 읊으면 示가 되고

모시듯 읊으면 侍가 되고

죽은 듯 읊으면 屍가 되고

죽일 듯 읊으면 弑가 되고

시샘하듯 읊으면 猜가 되고

감처럼 읊으면 柿가 되고

​새처럼 지저귀면 이런 翅가 되고

승냥이처럼 짖어대면 저런 豺가 되고

돼지처럼 지껄이면 그런 豕가 되고

똥처럼 싸지르면 구린 屎가 되고

등등, 사람의 생각이 가지각색이듯

시도 그런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