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를 쓰고 내리는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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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05회 작성일 20-05-10 01:54본문
모자를 쓰고 내리는 비
지군
창문이 창문을 부둥켜안는 순간
일 촉만 남은 꽃대는 백 촉을 들여와 푸르러졌지
백 년의 집에는 울컥 빗소리가 차올랐지
하얘진 꽃대에는 창문이 핀다네
백야는 무너지지 않는 꽃무늬라네
“이젠 가야 하는데……,
어떻게 가는가? 그게 문젠데…….”
집 밖으로 나가는 그늘은 정오를 훌쩍 넘겼지
집 안으로 들어오는 햇볕은 내내 삭풍을 간지럽혔지
파주 창문은 감자탕에 밥 한 그릇을 일 년 사 개월 만에 다 비우셨지
서울 창문과 파주 창문은 서로 백 촉 꽃대라네
비로소 창문은 아침을 씻겠네
모자를 쓰고 일 년 사 개월을 날아야 당도하는 꽃말이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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