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치는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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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530회 작성일 20-06-06 17:43본문
기타 치는 소녀
1.
오대산 상수리나무 숲길에서
방아다리 약수터 쪽으로 삼십분을 걸어가면
기타 치는 소녀가 있다
아저씨가 숲속 소녀를 본 것은 우연이었다
우연과 필연의 소실점에서
순간의 꽃을 항한
멧노랑나비의 현란한 몸짓으로
숲속은 온통 숙명적 사랑으로 출렁거렸지만
우연한 인연의 사랑은 끝내 그리움만 남기고 떠났다
2.
그리움을 잊기 위하여
이제는 소녀의 푸른 심장소리가
혜화역 10번 출구 쪽으로 방점을 찍는다
높새바람을 타고 대학로에 도착한
18세 소녀의 목젖은 산까치 부리의
피치카토 음표를 연거푸 토해내며 전율했고
소녀의 가느다란 손끝은 융기하는 해거름 밭에서
옹골진 연둣빛 맥박으로 서성이다가
퇴계로 서쪽 남산 자락길을
기웃대던 햇덩이의 적혈구와 합장하여
비브라토 기교의 높은 음자리표 선율 위에서
선연하게 빛났다
고층 빌딩 덤불 숲을 헤엄쳐 나와 퇴근을 재촉하는
1.
오대산 상수리나무 숲길에서
방아다리 약수터 쪽으로 삼십분을 걸어가면
기타 치는 소녀가 있다
아저씨가 숲속 소녀를 본 것은 우연이었다
우연과 필연의 소실점에서
순간의 꽃을 항한
멧노랑나비의 현란한 몸짓으로
숲속은 온통 숙명적 사랑으로 출렁거렸지만
우연한 인연의 사랑은 끝내 그리움만 남기고 떠났다
2.
그리움을 잊기 위하여
이제는 소녀의 푸른 심장소리가
혜화역 10번 출구 쪽으로 방점을 찍는다
높새바람을 타고 대학로에 도착한
18세 소녀의 목젖은 산까치 부리의
피치카토 음표를 연거푸 토해내며 전율했고
소녀의 가느다란 손끝은 융기하는 해거름 밭에서
옹골진 연둣빛 맥박으로 서성이다가
퇴계로 서쪽 남산 자락길을
기웃대던 햇덩이의 적혈구와 합장하여
비브라토 기교의 높은 음자리표 선율 위에서
선연하게 빛났다
고층 빌딩 덤불 숲을 헤엄쳐 나와 퇴근을 재촉하는
우연의 발자국들도 저마다 고개를 쳐들고 넋이 나간 듯 감동하고
뒤이어
알람브라 궁전의 미녀 공주로 변신한
소녀의 기타 소리가
태백준령을 넘어 마로니에 공원 낙엽 이파리의
뇌하수체 유전자와 접합하자
요란한 박수소리 속에서
소녀와 아저씨는 서로를 부둥켜 안은 채로
그대로 별이 되어 다시 태어났다
기적적인 재회의 인연이었다
3.
그로부터 일 년 후
악연은 운명을 지배했고
정복당한 운명의 화살촉은
우연이라는 과녁에 적중했다
연옥 길에 오른 우연의 핏물은
소녀의 목덜미를 꿰뚫고
위장과 대장을 순항하다가
안개 자욱한 자궁에 닻을 내려
필연을 낳았다
하지만 그것은 되돌릴 수 없는 찰나의 인연
루시퍼의 저주가 빚은 공포의 현실이었다
갓난아이의 비명이 부른 필연의 인연은
죽음이라는 운명의 여울목에 누운 소녀의 모성에겐
악연의 발화점으로 다가왔고
잿더미가 된 예술인 소녀의 우울증은
이별이라는 두 낱말 위에 지은 별빛 나라 작은 성으로
뒤이어
알람브라 궁전의 미녀 공주로 변신한
소녀의 기타 소리가
태백준령을 넘어 마로니에 공원 낙엽 이파리의
뇌하수체 유전자와 접합하자
요란한 박수소리 속에서
소녀와 아저씨는 서로를 부둥켜 안은 채로
그대로 별이 되어 다시 태어났다
기적적인 재회의 인연이었다
3.
그로부터 일 년 후
악연은 운명을 지배했고
정복당한 운명의 화살촉은
우연이라는 과녁에 적중했다
연옥 길에 오른 우연의 핏물은
소녀의 목덜미를 꿰뚫고
위장과 대장을 순항하다가
안개 자욱한 자궁에 닻을 내려
필연을 낳았다
하지만 그것은 되돌릴 수 없는 찰나의 인연
루시퍼의 저주가 빚은 공포의 현실이었다
갓난아이의 비명이 부른 필연의 인연은
죽음이라는 운명의 여울목에 누운 소녀의 모성에겐
악연의 발화점으로 다가왔고
잿더미가 된 예술인 소녀의 우울증은
이별이라는 두 낱말 위에 지은 별빛 나라 작은 성으로
두 동강 난 소녀의 영혼을 이끌어 데려가고 말았다
4.
지금도 나는 하현달 뜨는 날이면
으례껏 마로니에 공원을 찾는다
벤치에 기대앉은 길 잃은 명상이
4.
지금도 나는 하현달 뜨는 날이면
으례껏 마로니에 공원을 찾는다
벤치에 기대앉은 길 잃은 명상이
하늘 자락길에 닿아 손에 잡히는 운수 좋은 날
가끔은 아들 녀석의 눈망울 속에서
총총하게 반짝거리는 소녀별 무리를 보게 된다
첫눈 오는 날 돌아오겠다는
아이 엄마의 빛바랜 편지 한 통,
첫눈 발자국 서걱대는 밤
우연과 필연 사이를 배회하는
그녀와의 짧은 인연, 긴 사랑과 함께
댓글목록
브루스안님의 댓글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대산 월정사에서 강릉 쪽으로 삼십분을 가면
노벨상 트로피가 있었다
저마다 침을 흘렸지만
최종수상자는 브루00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