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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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580회 작성일 20-06-11 13:57본문
마스크
잘 살아야 한다고 하늘을 여셨죠 엄마는 늘상
하얀 벽장 안에는 엄마의 젖을 빨고
엄마의 냄새를 맡던
정체성이 갇혀 있어요
본질적인 습관을 지운다는 거
불가피한 관습을 막는다는 거
비문鼻門이 막히고
구문口門이 막히는 죽음의 관문이니까요
엄마의 자궁속에서 들숨과 날숨의 끈을 이었어요
엄마의 하늘은 따스한 해를 품었지만
끈이 짧아지고 거리가 멀어질수록 불안은 울음을 가두었지요
엄마는 웃음을 풀었지요 토닥토닥 그 손수건으로
엄마는 나의 동그라미 안에
해를 꺼내놓고
달을 꺼내놓고
별을 달아 놓았어요
엄마는 나를 감춘적이 한번도 없었어요
물수건으로 이마의 신열을 덮은적 있지만
엄마를 가두고 살아가는 일상이
답답하기 그지 없네요
잘 살아야 한다는데
엄마를 잃은 불안의 바이러스로
벽장 밖에는
외계인이 눈만 달고 돌아 다닌다는데
엄마가 신었던 하얀 고무신*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숨막히는 동그라미 울고 싶은 네모
그래도 잘 살아요 우리
엄마가 켜 놓은 촛불이 두 개나 달려 있어요
엄마의 기도는 하나님 가슴에 닿을 거예요 꼭
*백신의 비화적 표현
댓글목록
브루스안님의 댓글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늘시님의 샤프한 글은 작년부터
잘아는데
불현듯 나와서 뭔가 약해진 느낌
그간 뭔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브루스안님의 끈적한 글은 여전하시네요
잘 안다고는 못하지만
불현듯 나와서 약해진 느낌을 받으셨군요
뭔 일이 있어야 시를 올리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해둘게요
여기저기 댓글 쓰시느라 애쓰시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평안 하시길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두 개나 켜져 있다는
함의의 자궁이 염원이 아닌 일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하늘시님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더워지니 답답하기 그지 없네요
일상을 회복하는 날 속히 왔으면 좋겠다는 염원으로
끄적인 약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안을 빕니다 석촌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