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 시작하여 비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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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9건 조회 725회 작성일 20-06-15 18:50본문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답답하던 차에 유월의 비 무지 시원스럽게 내렸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에 대한 회상 혹은 상상 / 백록
땅에서 우화羽化한 비가 구름 속을 꾸물거리다 지치면 산으로 바다로 혹은 나에게로 주룩주룩 추락하지. 다행히 바람을 품으면 잠시 날개를 펴고 비행을 하지만, 비에는 버나드 쇼의 묘비명 같은 우물쭈물하던 과거가 깊숙이 잠들어 있고, 때론 보릿고개 장마 같은 지금의 비참한 눈물로도 비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현실의 이상 같은 꿈이 있고 더위를 물리치거나 갈증을 해소하는 감동을 함께 하지. 간혹 우울증에 사로잡히면 시름시름 앓기도 했지만 온갖 잡념의 쓰레기들을 쓸어버리는 비질의 효험도 지니고 있지. 마침내 환히 개는 날이면 색동옷 걸친 무지개가 나타나 하늘만큼 함박웃음을 지으며 환상環狀의 나래를 펴지. 나의 칠색조처럼, 활짝
비는 그런 시간과 공간들의 가락이며 춤사위 행간이지
비야말로 그럴듯한 詩의 체본이지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유월의 悲 / 백록
비가 억수로 쏟아진다
탁탁 치며 온다
억억 쓰러지며 온다
산도 바다도 온통 허겁지겁 잿빛 수의를 걸친 듯
무자비한 빗발 따라 세상이 통곡하고 있다
지긋지긋한 장맛비 전주곡 같은
베토벤의 비창 소나타처럼
그칠 새 없는 눈물의 씨앗처럼
억수로 흩뿌리고 있다
그날의 피비린내처럼
줄줄 흘리고 있다
그럭저럭 어느덧 일흔 해
천추의 한을 되새기는 듯
충혼묘지 검은 빗돌들도
줄줄 피눈물 흘리겠다
억수로 내비치는 비극의 조짐들
며칠 후 터질 전쟁처럼
펑펑 탕탕 퍼붓고 있다
한바탕
적당히들 하고
물럿거라!
제발!
피탄님의 댓글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송창식의 가나다라가 생각나네요.
하고 싶은 말들은 너무도 많은데 노래가 너무 짧어...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영시로 번역하기엔 도무지 가당치 않을 나 홀로의 헛소리입니다
에헤 에헤 하다 말...
ㅎㅎ
아무튼 같잖은 졸글에 들려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이왕에 개 같은 소리 하나 올립니다
개소리 / 백록
산중 계곡에선 개굴 개굴
개구리 울음이 질퍽하다
처절한 저 아우성은 필시
제 무덤을 찾는 통곡이렷다
갯벌에선 게가 더위 먹은 개처럼
잔뜩 거품을 물고 있다
헉헉거리는 저 꼬라지는 필시
죽기 일보 직전이렷다
컥컥 안개를 물어뜯는 소리다
악착같은 저 소리는 필시
무지개 찾는 소리렷다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후덥지근한 하더니 시원한 빗줄기 하늘가득 쏟아 붓더니
시마을에 백록 시인님의 빗소리 또한 하늘 가득합니다.
시원합니다. 그곳 청정 지역이기는 하나, 오고가는 낯선 손이 많으니
강녕하시길 기원드리겠습니다.
한뉘님의 댓글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짧은 장마라 생각했는데ㅎ
시인님의 비 가운데 비상만
쏙 빼내어 시원의 소리로 저장 하겠습니다^^
알람은 필수ㅎ
늦었네요
편한 밤 되시구요^^
grail217님의 댓글
grail217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말 대단한 영감입니다..
역시 김태운 시인은 절창입니다..
많이 배우고 가는 고맙다고 전합니다..
..
..
^^*..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녀가신 한뉘님 최현덕님 강철님
감사드립니다
늘 환한 날 지어가십시요
유월의 비 / 백록
간만에 비가 온다
무덤 같은 안갯속을 뚫고
들개 같은 비가 온다
아니, 쥐새끼들처럼
고냉이 눈치를 살피는지
옛 보릿고개 허기가 그리운 건지
종일 들락날락이다
빌어먹을 놈
연거푸 더위를 처먹더니
설사가 그리웠나
이왕 처먹으려면
염병할 코로나나 퍼먹든지
내친김에 싸지르려면
냅다 갈기든지
종일 오락가락이다
비루먹은 놈
축축한 네 꼬라질 보니
뭘 그리 서러운 내막을 품었는지
잔뜩 찌푸린 울상이구나
그럼 제발 펑펑 울거라
시원한 한풀이로
싹 쓸어버리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