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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611회 작성일 20-06-20 16:09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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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혼망昏忘 / 백록
해 질 무렵이면
아직은 젊은 황혼이 보란 듯 나를 부르네
나는 쓰네
지나온 날의 詩를
잃어버린 숱한 시간들을 늘어진 각막으로 되새기며
그날의 열정들과 방황들을 동공으로 떠올리며
얼룩진 노을 속으로 얼버무리네
나는 지우네
지나간 날의 詩를
노랗게 물들이며
붉게 칠하며
나를 쓰다 말고
나를 지우네
해가 뚝 떨어지는 순간
어느덧 흐릿해진 영혼이 나를 부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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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黃昏 / 백록
늙은 하루가 몰락하고 있다
아니다. 저건 결코, 사라지는 장면이 아니다
새 하루를 잉태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울긋불긋한 통증의 춤사위다
애초의 신음이 뒤섞인
침묵 속 아우성이거나
그런 아우라 같은
참 詩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양은주전자 / 백록
컬컬한 내 주둥이를 유혹하는 저놈만 보면
걸쭉한 막걸리 한 사발이 생각난다
물론, 요즘 잘 나가는 미스타 트롯의 막걸리 한 잔은
입맛만 다시다 말 노랫가락으로 끝날 테고
그 싱싱한 목젖으로는 니가 왜 거기서 나오냐며
뒷덜미를 붙들고 생뚱한 소릴 질러댈 테고
근데, 촉촉한 눈빛에서 여인의 향기를 솔솔 내뿜는
어느 시인은
저 주둥이며 손잡이만 없애면
딱, 요강이라는데
그토록 시가 마렵냐고 했더니
대뜸, 묵밥을 산단다
제발, 눈 감아 달라는 주문일 게다
필시, 입 다물라는 소릴 게다
혹, 물컹한 거나 씹으라는
은유의 농간인가
아님, 옛날 러브스토리의
중요한 줄거린가
그 이상은
상상의 몫
응큼해지려던 순간이 궁금증을 삼키는 사이
금세, 늙은 목구멍이 적적해진다
혓바닥이 근질거린다
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