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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592회 작성일 20-08-08 05:48

본문


양떼처럼 노닐 던 흰 구름 흩어지고

먹구름이 포진한다.

고요하던 산간마을 옥수수 밭에

굵은 빗방울이 총알처럼 퍼붓고

-

절벽을 찰싹이던 바다물결

취기가 오르는 듯 거칠어진다.

먼- 바다 끝에서 칼날 번득이며

진격해오는 검은 군단

-

잠잠하던 숲이 웅성거리고

가지에 달라붙은 잎들

오돌 오돌 떨고 있다

-

적진을 향해 기관총 난사하듯

쏟아 붓는 빗줄기

골짜기를 휩쓸고

비닐하우스를 덮치고 범람한다.

-

물에 잠겨있는 농작물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하는 농부와

눈 마주치던 빗물,

자신이 저지른 잘못인양

탈영병 같이 샛길로 도주하다

웅덩이에 갇힌다.

-

작열하는 태양에 목 졸리고

흙탕물에 고문당하던 빗물

웅덩이를 탈출하여 달아나다가

바다로 흘러드는 것을 알고는 몸부림친다.

-

바다에 한번 갇히면 다시는 헤어날 수 없는

종신형으로 알고 있는 것인가?

-

바다가 육지를 향해 흰 거품을 토해내며

달려드는 것은

자유를 갈망하는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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