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리는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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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413회 작성일 20-08-24 13:00본문
두드리는 침묵 / 김 재 숙
서로의 난간을 붙들고
그늘로 다독이는 습한 웃음
창은 어둡고 밖은 너무 환해서 뜨거운 것
모서리에 기댄 가장자리 벽이 고해성사를 할 때 즈음
지워진 홍자색 입술은 그녀를 꺼내 놓고
나가도 될까요
혹여 늦었나요
어그러진 침묵이 조용히
흩어지는 독기를 오래 중얼거리던 그녀의 마른 가지에
배롱나무 꽃 피워내는 그저께
훨씬 전부턴가
벽에는
창이 달리고
침묵은 내내 두드리는 소리를 냈다.
댓글목록
코렐리님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훌륭한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활자들 사이로 자욱히 번져나오는 독한 향기가 붉은선님 시의 특징인 것 같아요.
이것은 단지 시어의 활용뿐만 아니라 시를 쓴 사람 그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꾸욱꾸욱 눌러쓴 듯 의미 깊은 시어들도 너무 좋습니다.
좋은 글 많이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너덜길님의 댓글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현실에서, 망치로 두드린다든지,
또는 주먹으로 두드리는 것보다,
침묵 속에서 나를 바라보는 이의 두드림이
훨씬 둥둥거리며 울릴 때가 있지요.
"침묵은 내내 두드리는 소리를 냈다."
이 마지막 행 하나만으로도 시의
울림이 충분히 전해져옵니다.
잘 읽었습니다.
붉은선님의 댓글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찾아주시고 살뜰히 평해 주심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두분 시인님~~^*^
아침입니다~~~
좋은하루 되십시요 두분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