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대천 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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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23회 작성일 20-08-27 16:30본문
월대천月臺川* 연가 / 백록
팔월 끝자락
한바탕 몸서리치던 비질에 출렁출렁 몸살을 앓고 난
월대천에는
염천을 떠나는 매미들의 절절한 하소연이
객의 이명을 울리고
때마침 가을을 마중하는 고추잠자리들은
소리 없이 춤을 춘다
언제나 그랬듯 이맘때쯤이면
그들은 잠시 동거를 한다
주변머리 새들은 그들의 만남과 이별을 훔치며
노래를 부른다
수백 년 동안 묵묵히 그들을 지켜보는 이들은
다름 아닌 옛 하르방 같은 소낭들이다
그 장면을 볼 때마다 팽하니 눈물 떨구는 이들은
보나 마나 울 할망을 닮은 폭낭들이다
이제나저제나
얼핏과 설핏 사이
은빛 물비늘로 내비치는 건
옛 은어들을 그리워하는
이들의 수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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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외도동에 위치한 하천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장폐천以掌蔽天 / 백록
푸른 하늘 은하수
토끼 한 마리
늘 같은 노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
구름 속으로 숨었는가
아니면 월식月蝕인가
혹, 하늘이 붉어졌는가
금강산이 보이는가
그러거나 말거나
아무튼, 저 달은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머잖아 진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