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책 한 권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오래된 책 한 권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60회 작성일 20-08-29 07:29

본문



오래된 책 한 권


석촌 정금용




얼마나 써먹었는지 

찌든 세월 동안 깎여 닳아져,

얼룩진 삶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비탈진 산언덕과 

이겨낼 수 없어 출렁거렸을 물결이 잠겨있는 

 

소를 닮은 커다란 눈망울과

애잔한 눈물의 실개천 따라 나있는 익숙한 구릉 콧마루에 머무는

어슴푸레 짓는 공허한 미소가 노을빛에 젖어 


모르는 세상을 얻어듣느라

언제나 솔깃했던 귓불 안에 사는 푸른 물총새의 부드러운 나래짓과 아직도 쟁쟁한 울음소리와 

그 주름진 기억 속에, 일찍이 그만두었어야 했던 숱한 시행착오가 함께 

오랜 날을 허둥거려 찾아헤맨 길의 약도같이


공들인 생의 한 바퀴를, 가는 선으로, 붓 대신 투박한 발과 옹이 박힌 손으로 

그린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그림책이, 펼쳐도

아무리 다시 펼쳐도

  

사람이라는, 이름이라는 울타리 속에 얽매여 

굳이 구구한 설명이 필요 없는 구름 낀 표정을 표지로 한

독파를 기다리는 

오래된 한 권의 낯익은 책으로, 낯선 병실

베개 위에 자리한



 








 


댓글목록

작은미늘barb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석촌님! 건강하신지요 마지막 글이 마음에 자꾸 남아 인사드립니다.
아련한 연들이 가슴을 맴돕니다.
어려운 시기에 건강하시고 자주 뵈었으면 싶습니다
꾸벅^^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보이는 듯 잡히지 않는 글,
젖어 무겁기만 한  허공 아래 맴도는 고추잠자리 같은...
고맙습니다, 작은 미늘barb님

Total 25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25
하얀 절망 댓글+ 1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4-17
24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4-01
23
오래된 낌새 댓글+ 2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 03-06
22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 09-01
21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 08-23
20
오래된 싸움 댓글+ 9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8-11
19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8-01
18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04-01
17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11-11
16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 10-01
15
잎의 길 댓글+ 8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09-01
14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08-11
13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1 12-16
12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9 12-05
11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9 10-16
10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4 09-22
9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5 09-03
열람중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1 08-29
7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1 08-07
6
붉은 침묵 댓글+ 2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3 07-03
5
상추쌈 댓글+ 9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1 06-11
4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1 06-05
3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5 05-13
2
오월의 구름 댓글+ 2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6 05-03
1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2 04-2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