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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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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1,181회 작성일 16-05-13 17:27

본문

 

 

 

 

물의 門

 

 

 

                       문정완

 

 

내가 문안에 있을 때 다른 누군가는 문밖에 있다

 

태양의 방향으로 문이 열릴 때

혹은 반대방향으로 문이 닫힐 때

 

우리는 각자의 영점에서 서로 다른

소묘를 가진 구름처럼 흘러 다닌다

 

달리는 버스창 풍경이 버스의 배경이 되고

버스가 풍경의 배경이 되는 것 같이

땅바닥에 오려 붙여진

그림자가 우리의 배후가 되는 것처럼

 

어제의 문을 닫고 오늘의 문을 여는

우리는 서로에게 이미 충분한 배경이다

 

장미가 빨간 담뱃불로 담벼락에 불 지르고

태양의 이마를 그은 성냥불로

 

구름이 환한 白燭백촉을 켜고 지나갈 때

 

목이 타는 별하나가 흉터를 내어다걸고

캄캄한  어제를 인양하는 것처럼

 

서로에게 환한 등을 켠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얼마나 쉬운 일인지에 대하여 그리고

흉터란 얼마나 찬란한 기록인지 대해서

 

그리하여

 

배고픔이 묻어 있는 벽시계가 째깍째깍 시간의 위벽을 더듬을 때

한 계절이 폐경처럼 지나가고

 

또 한 계절이 공중에 환한 門문을

걸어 놓을 때

 

나무 잎이 간밤의 어둠을 털어내듯

바닥에 떨어진 배후의 악보를 데우는 새들의 맨발이 있다

 

붉은 염색료로 아침을 산란하는 햇살은 캄캄한 곳으로부터 온다

 

그러므로

 

그리운 것은 다 어둑한  뒷문으로 들락거린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5-16 11:46:28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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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문정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견족(犬足), 꽃 / 박해람
 
 

 

바람의 치어들이 만개한 꽃나무를 툭 치듯 꽃잎 치어들이 훅, 제 몸을 치듯
개의 끈을 툭 풀었을 뿐인데
계절은 이미 다 날라갔다

빈 줄과 바람의 온 몸이 부딪혀 떨어지는 저 눈꽃송이들
풀려난 개는 흰 눈밭을 한참 뛰어다니고
부르면 저쪽 어디선가 고개를 잠깐 들었다 이내 사라지고는 개의 콧등을 닮은 계절
 
개를 찾아 떨어진 꽃을 찾아 눈밭을 따라가다 보면
거기 흙 묻은
견족(犬足), 꽃이 온 눈밭에 돋아나 있는 것이다
겹겹이 피어난 꽃
외로이 혼자 저만치 꽃
한겨울 가지도 없이 흔들림도 없이 그늘도 없이 수백 송이의 꽃을 피워 놓고 개는 어디로 간 것일까
꽃피우는 일이 저렇듯 즐거운 일인가
흰 낮잠의 이불 위에 어지러운 꽃잎 무늬들
 
개 없는 개의 줄이 손등을 핥았다
손등에 파란 물길이 녹고 있다
꽃송이들이 맨 마지막에 녹을 것이고 그 뒤이어
비릿한 계절이 올 것이다
개는 눈밭에서 다 녹았을 것이다

문정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유리의 技術 / 정병근
 
 
유리창에 몸 베인 햇빛이
피 한 방울 없이 소파에 앉아 있다
고통은 바람인가 소리인가
숨을 끊고도, 저리 오래 버티다니
창문을 열어 바람을 들이자
햇빛은 비로소 신음을 뱉으며 출렁인다
고통은 칼날이 지나간 다음에 찾아오는 법
회는 칼날의 맛이 아니던가
깨끗하게 베인 과일의 단면은 칼날의 기술이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풍경의 살을 떠내는
저 유리의 기술,
머리를 처박으며 붕붕거리는 파리에게
유리는 불가해한 장막일 터,
훤히 보이는 저곳에 갈 수 없다니!
이쪽과 저쪽, 소리와 적막 그 사이에
통증 없는 유리의 칼날이 지나간다
문을 열지 않고도 안으로 들이는 단칼의 기술,
 바람과 소리가 없다면 고통도 없을 것이다

동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문이 문을 여는 방식을 보고 놀란다면 나는 그에게 문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라 권하고 싶다.
문은 보기보다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다. 바람에 정면으로 맞서고 햇살에 민낯을 보이는 문은 지극히 간단하다.
외풍을 가장 먼저 막느라 소리 나는 문을 만나면 함부로 차지 말자. 문신처럼 박혔을 발자국을 간직하는 일도 그것을 지우는 일도 지난한 일일 것이다.
문의 내부가 궁금하다면 우리는 그저 문고리만 돌리면 된다. 문은 안을 잠그기 위해 있는 게 아니라 안팎을 소통하는 질서의 형식으로 우뚝 서 있는 것이다.

모처럼 문정완 님의 탄탄한 근육에서 나온 역동적인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리움은 오늘도 이렇게 살고,
오늘은 그리움을 이렇게 닮아 있지만

그리움을 담은 시는 부드러운 물의 門을 열고
빛 없는 이 시대의 갯벌 내음 속에도
차라리 따스한 사랑의 궁기 窮氣가 되어
서로에게 삶의 충분한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네요

새삼, 시쓰기와 시읽기라는 건
체험 나누기와 감동 나누기임을
깨닫고 갑니다

------------------

한눈으로나마, 잘 감상하고 갑니다

잡초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장미 아가씨가 담벼락에 기대 담배
한모금 피다 불질러 버리는 물의 문에서서
새들의 맨발이 되어 역동적인 시 잘감상 했습니다
많이 바쁘시더라도
건강과 행복은 꼭 챙기시길 바랍니다
5월 더욱더 활기차고 생동감 있는 시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문정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잡초인님 남도를 다녀외다보니 이제서야 인사 ㅎ
잘 지내시죠 늘 창방을 달구시는 모습 이제 창방에 대들보가 되었습니다

좋은 시 많이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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