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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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786회 작성일 15-09-11 09:31본문
홍시 /
혹시, 혹시나 찾아올까
가까스로 버티는 기다림이 있다
단단한 시절 뒤로하고 말랑해져서
호록, 새의 날갯짓에도 흔들리지만
왕관을 쓰던 꽃 가문, 추락의 결의는 붉다
푸른 날 남들처럼 왜 달지 못하나
떫은 눈치 참아왔는데
이젠 햇살이 버린 찬바람에 줄기가 시리다
물컹해져서, 자식인 양 찾아오는 까치
붉은 살 쪼아대도 묵묵부답
어느 날 꼭지 같은 유품만 덩그러니 남겠지
돌이키면 후회스러운 단단함이었겠는데
오래 사는 게 복인 줄 알았던 거지
관에 들듯 냉동고 들어가면 죽어서라도
한 번 더 세상 구경하려나
쭈그러진 입가로 흐르는 침
젊은 자식은 물컹한 맛이 싫다는데도
어쩔 수 없어 매달려있다
장수 요양원 뜰로 부는 바람에
기다림 하나 흔들린다
혹시, 올겨울은 넘기려는지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9-12 09:22:30 창작시에서 복사 됨]
혹시, 혹시나 찾아올까
가까스로 버티는 기다림이 있다
단단한 시절 뒤로하고 말랑해져서
호록, 새의 날갯짓에도 흔들리지만
왕관을 쓰던 꽃 가문, 추락의 결의는 붉다
푸른 날 남들처럼 왜 달지 못하나
떫은 눈치 참아왔는데
이젠 햇살이 버린 찬바람에 줄기가 시리다
물컹해져서, 자식인 양 찾아오는 까치
붉은 살 쪼아대도 묵묵부답
어느 날 꼭지 같은 유품만 덩그러니 남겠지
돌이키면 후회스러운 단단함이었겠는데
오래 사는 게 복인 줄 알았던 거지
관에 들듯 냉동고 들어가면 죽어서라도
한 번 더 세상 구경하려나
쭈그러진 입가로 흐르는 침
젊은 자식은 물컹한 맛이 싫다는데도
어쩔 수 없어 매달려있다
장수 요양원 뜰로 부는 바람에
기다림 하나 흔들린다
혹시, 올겨울은 넘기려는지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9-12 09:22:30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3
댓글목록
빛보다빠른사랑님의 댓글
빛보다빠른사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천합니다
말이 필요 없는 시
읊다가 동감하게 됩니다
고현로님의 댓글의 댓글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빛보다빠른사랑님의 격려에 감사를 드립니다....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담담한 어조로 그려낸,
그래서 묘사와 진술이 절묘하게 규합한
좋은 시 읽었습니다.
고현로님의 댓글의 댓글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아...저에겐 과분한 격찬, 깊은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