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3> 숲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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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283회 작성일 16-10-13 21:55본문
숲 1
마침내
한 아이가 날아올랐지
어둡고 아주 먼 구멍으로부터 바늘처럼 빠져나와
빼꼼히 실눈을 뜨고
제 방을 빠져나온 아이는 살금살금 가늘고 흔들리는 걸음걸이로
계절들을 서로 바꿔 놓으려 그림자들이 몰려오는 장중한 시보의 시간까지 걸었네
시간은 터진 계절의 심장을 꿰매는 실 끝에 매달려 외줄 그네를 타고
이렇게 좁은 하늘을 어떻게 견디라는 거지!
땡그렁
아이의 몸을 통과하며 시간을 분해하는 초침들 미친 듯 째깍거리고
기어이 펑
유리벽에 부딪혀 죽는 가여운 새들아!
목수가 분필로 그려놓은 윤곽 속으로
몸을 밀어 넣은 톱날들은 너를 기르던 숲을 이미 켜고 있단다
어둡고 아주 먼 구멍으로부터 빠져나온 바늘 같은
잎새에게 한 아이가 말했지,
새야
그만 날아 다니렴
여긴 하늘이 없으니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10-17 07:24:21 창작시에서 복사 됨]
마침내
한 아이가 날아올랐지
어둡고 아주 먼 구멍으로부터 바늘처럼 빠져나와
빼꼼히 실눈을 뜨고
제 방을 빠져나온 아이는 살금살금 가늘고 흔들리는 걸음걸이로
계절들을 서로 바꿔 놓으려 그림자들이 몰려오는 장중한 시보의 시간까지 걸었네
시간은 터진 계절의 심장을 꿰매는 실 끝에 매달려 외줄 그네를 타고
이렇게 좁은 하늘을 어떻게 견디라는 거지!
땡그렁
아이의 몸을 통과하며 시간을 분해하는 초침들 미친 듯 째깍거리고
기어이 펑
유리벽에 부딪혀 죽는 가여운 새들아!
목수가 분필로 그려놓은 윤곽 속으로
몸을 밀어 넣은 톱날들은 너를 기르던 숲을 이미 켜고 있단다
어둡고 아주 먼 구멍으로부터 빠져나온 바늘 같은
잎새에게 한 아이가 말했지,
새야
그만 날아 다니렴
여긴 하늘이 없으니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10-17 07:24:21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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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동피랑님의 댓글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직도 숲에는 새가 남아 있을까?
바래고 낡은 것도 아닌데 땅에 버려져 누웠으니 초롱을 닫고 멍하니 천국이나 노크했으면....
이미지의 변주가 자유분방해서 제가 의식을 잃을 지경이군요.
산천이 물드니 곱디고운 분이 오셨습니다.
그믐밤인데 다시 환해진 마을.
그믐밤님의 댓글의 댓글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동피랑님, 반갑습니다. 격조했습니다.
더 쭈그러지기 전에 뭐나 한 번 해 볼까, 하고 궁리하느라
전전반측입니다. ㅎ
시대의 차이는 감각의 차이다라는 생각에 골몰하니
오래된 것도 새로운 것도 아닌 얼빵입니다.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