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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풍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250회 작성일 15-07-12 14:23

본문

같은 대문 드나들고
한우물 먹고 한 지붕아래 사는 인연
몇 겁의 연분인가요
사촌이라던데
어쩐지 별 처럼 아득히 먼 이웃
따지고 보면 이웃의 거리는 어둠 속에
다 거기고 거기지요.

띄엄 띄엄 스쳐 지나며
"안녕하세요"" 묻지마는
민망하게 호칭은 1701호, 메르스 번호처럼 불러요.
엘리베이터에 팽창한 긴장, 목아지를 빼고
서로를 겨누어 보는 정적을 깨고
나즉히 굴리는 그녀의 말은 달아요.
안해는 그의 언어구사능력이 탁월하다 하고
나는 왠지 귓전을 맴돌고 가는 유행가
가사처럼 들려요.

담 너머로 호박전 하나 건네고
동트기 전에 제삿밥 나누어 먹던 이웃들
사라진 늑대처럼, 문명이란 이름으로
도회로 가고
우울증에 가두어 놓은 도시의 밤은
졸다가 깨우는 몽유병을 앓고 있다
전생에 소매 스쳐간 불안한 인연도
가꾸어 가면, 새벽이 대문을 열어 주고
아침 햇살이 일렁이는 곳에 비둘기가
알을 낳겠지요.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7-14 10:43:44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2

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잔잔히 읽노라니 마음에 싸한 바람이 부네요.
이웃은 아웃사이더이거나 지붕 위의 닭이 아니까 싶은데
문명이란 것도 사람을 고독하게 하나 봅니다.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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