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6) 표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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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기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300회 작성일 17-01-10 18:18본문
표정들
새 가면을 사러 가는 길에
헌 가면을 떨어뜨린다
나를 닮은 얼굴의
어딘지 창피스러운
헌 가면을 버리고
새 가면을 고르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낡은 나는 우스웠으니까
새로운 나로 치장하는 것
새로 산 가면은 환한 표정이다
헌 가면은 여기저기 금이 간
무표정이었으니까
나는 만족할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에 버려진 가면과
눈이 마주친다
가면은 화가 난 표정이다
나도 모르게 표정을 주워들고
새로 산 가면과 바꿔 쓴다
익명의 얼굴로
가면가게의 쇼윈도를 보며
웃고 있다
댓글목록
초보운전대리님의 댓글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면 지상국
가면 장사를 개업했지
가면에 가면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
수시로 교체 해주길 원했지
스스로 버린 원판은
가면 앞에서 자신을 팔았지
그리고 거리에서 원판이라고 말했지
조금 더 나은 가면이 넌 원판이 아니라고 말하면
다시 또 가면을 사러 갔지
가면을 이리저리 수리하면서
가면의 세상은 가면 지상 낙원이 되었지
울 누나가 가면을 하기 전
애인도 없었는데
가면 속에서 아들딸 낳고 잘 살고 있으니
조카가 사진보고 누구야 하고 물어보면
가면이야 말해줄까
가면 제일 공화국 주권은
오늘도 한 표의 가면 투표용지에
한 표 꽝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