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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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006회 작성일 17-01-18 06:24본문
구두
부푼 발의 평창 때문에 구두의 퇴근은 아침보다 힘겹다
늘 발을 안으로 들이고 발의 안전을 먼저 생각했다
발이 한 발자국 앞으로 나갈 때
먼저 바닥을 살피면서 발이 디디는 곳을 살펴주었지
솟아오른 돌멩이 유리조각들을 몸으로 막아서면서
발에게는 생색 한번 낸 적 없었다
유일하게 그가 먹은 것이라곤 구두약에 광택으로
상처 난 곳을 가리면서 살아갈 뿐이다
발에게 너 왜 그래 왜 함부로 움직이지
발에게 말해본 적은 더욱더 없었다
발이 현관에서 날 버려두고 안방에 들어갔을 때
난 늘어나고 주름진 곳을 어루만지며
초라하게 신발장 구석에서 잠을 청했다
꿈속에서는 바닥을 때리는 자신의 몸을
손에 들고 다니게끔 하는 호사의 꿈을 꾼다
내일이면 또 오늘보다 더 큰 상처가 몸에 생겨도
아무 일 아닌 듯 웃을 수 있을까
발과 한바탕 크게 싸워보고 싶지만
상처에 또 상처의 흉터를 새겨 가면서
발을 익숙하게 나의 식구로 만들고
발은 신발이 원하는 편안함을 제공할 때
비로소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되어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소원이 되었다
댓글목록
초보운전대리님의 댓글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이글은 힐링님의 퇴근 하는 구두 한 컬레을 보고 나서 필이 꼽혀 적은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주 좋습니다
자신을 아끼는 시심
누가 나를 돌보겠습니까
결국, 낡은 구두는
헌신의 표정입니다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별들이야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과장님 올해는 되시는 겁니다
그땐 술 한잔 사이소
마로양님의 댓글
마로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제 구두로 거대한 물줄기처럼 써내려간
문장이 힘이 가득합니다
저도 시인님의 시를 몇편 감상했습니다
생각의 간격을 넓힌 시어마다 감동입니다
de2212님의 댓글
de221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좋은 시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