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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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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665회 작성일 17-02-27 09:56

본문

낚시터에서



저수지,
하늘을 삼킨 안의 중심은 늘 고요했다
밖은 덜 자란 아가미로 안의 가장자리를 들여다본다
안과 밖 그 경계선을  관통하는 저, 음흉스러운 어떤 균열의 눈빛
밖은 늘 안의 몰락을 꿈꾸는 간격이었다

밖의 눈과 발톱이 안으로 던져진다
불안한 미래의 한 모퉁이에서 소스라치는, 물결
월척들은 안의 중심으로 달아나고
중심의 힘에 밀려 피하지 못한 치어들은 바깥쪽에서 서성거린다
밖과 가까운 안의 테두리는 늘 부담스럽고
불안한 긴장이 흐르는 곳이었다


순간, 둘레 언저리 입술은 파르르 떨었고
새들 무리들이 후다닥 날아간다
팽팽하게 켕기는 대맛으로
결국 치어 한 마리 죽음을 안에서 건네받았다
가지런했던 삶의 비늘이 밖으로 나와 우두둑, 떨어진다


밖은 늘 안의 상처를 이해하지 않았다
담배연기를 꼴아 문 밖의 꼬락서니가
또 한 번 뒤틀리면서 블랙홀을 만지작 거린다 
삐딱한 사유가 들통날까 봐
물파장을 던지며 또 한 번 흔들 작정이다

중심은 모른다
중심으로 향하는 가까운 곳이
점점 폐허처럼 스르륵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늘, 공포가 도사리는 부담스러운 유혹에
뿌리치지 못하는 저항은 오늘도 그냥 생이고 싶었을 것이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7-03-03 18:41:06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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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수지는 늘 시인들의 마음 흔들기엔 적당한 장소인 것처럼
자주 노크되는 곳이군요
님은 좀 색다르게 노크되었으니
다른 맛 보고 가게 되는군요
좋은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낚시터에서의 생각이
세상에 마음으로 파고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하늘을 삼킨 그 중심에서 건져올리신 것들이
부럽습니다
건필과 평안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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