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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15> 저녁의 모노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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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50회 작성일 15-11-08 23:18

본문

 

       저녁의 모노로그


우리에겐 가끔 너무 슬퍼서 어두운 
주머니가 있어요. 

어젯 밤에는 
한 가지 주제로 비가 내렸죠. 

주머니에서 물을 퍼내야겠어요. 
슬픔이 조금은 가벼워질거예요. 

삶은 경량급인데 지붕 위로 자주 습설이 내려요. 

내 몸이 내려앉으면 누군가 투덜대며 등짝을 잡아 뜯겠죠. 
도대체 인형 몸 속에 뭘 구겨 넣은거람. 
물러터진 인간같으니라구!
결국 그렇게 호되게 내부가 벗겨지고 
펑펑 어둠이 쏟아지겠죠. 

끼니를 놓친 탁발승이 노을처럼 아름답게 보일 때
허기란 
또다시 인형의 뱃속에 헝겊 조각이나 솜뭉치 혹은 저녁의 시선같은 것들로 채우는 것 

방으로 자꾸 목마른 계절이 쏟아져요. 
오늘 밤에는 어두운 주머니를 슬픔으로 채울래요. 

이제 취해야겠어요.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1-16 14:51:31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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