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번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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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60회 작성일 17-11-02 10:19본문
밥 한번 먹자
정호순
아는 사람을 오랜만에 만났다
언제 밥 한번 먹자 한다
밥을 먹자는 말은
대화를 하자는 말이다
혼자 밥을 먹기 싫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내 외로움을 들키고 싶어서이다
너의 설움 접어두고
내 설움 먼저 들어보라는 것은
외로움을 들키기 싫어서이다
내 설움 일시적으로 풀었다고 해서
내 등에 멍에처럼 늘어진
고독과 외로움이 다 가시는 것은 아니다
내 고독과 내 외로움을 들키지 싶지 않다면
빈말이라도 밥 먹자는 말을 먼저
꺼내지 말아야 한다
외로움과 고독의 소외에서 벗어나
설움의 밥, 공경의 밥,
겸허의 밥, 눈물의 밥을
먹어보고 싶다면
한 해가 다가는 끝자락
찬바람 휑하니 가슴을 뚫는
노숙자 무료급식소 꼬랑지에 서서
배고픈 밥을 목 메이게 꾸역꾸역 넘겨볼 일이다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11-09 20:15:05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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