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정호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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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영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38회 작성일 17-11-02 22:10본문
산정호수에서
골짜기가 물을 품었다
왕건에게 쫓긴 궁예의 말년이 슬퍼
산새들이 울었다는 명성산(鳴聲山)
그 산자락에 묻힌 우물 같은 호수 산정(山井),
하늘을 담고 있는 호수 위
푸름을 버린 산야에
붉은 잎사귀마다 가을이라 적었다
단풍잎 붉은 행간에 취해
중년의 성숙한 문장을 읽는다
머지않아 투명한 마음으로
바람 따라 날아갈 운명이지만
아직은 황홀한 빛으로
노을 길 가는 가을바람 들여놓고
여기 호숫가에 머물러 있다
저녁 어스름 산 그림자 겹칠 때면
도란도란 허허로움 다 토해놓고
다시 꽃으로 피어나
어느 가슴에 함께 울어주는
사랑이 되려고.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11-09 20:18:34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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