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껍질을 벗기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732회 작성일 17-12-13 09:40본문
양파 껍질을 벗기며
가을 햇살에 탐스럽게
노을처럼 곱게 영글어 갈 때
토실한 허리 제풀에 꺾이더니
더는 못 참겠다는 주인의 성화
온갖 오지랖도 유혹으로 끝나
그물망에 갇혀 실려 오던 날
가을볕이 정에 겨워 그 위를 이울고
식탁에 올라 벗겨지던 시간
한 꺼풀씩 나가는 껍질 속에
코를 자극하는 야릇한 향기
그러나 온종일 벗겨도 껍질뿐,
감춰둔 어떤 흑심도 없다고
처음이 마지막인 껍질에 생애
코끝을 파고드는 말초신경
후각이 폐부를 찌르는 유혹
요리조리 헤쳐보는 칼끝에는
마지막 속살도 역시 껍질의 세계
가을 노을을 탐했던 엉덩이
텅 빈 너를 썰면 눈물이 나지
양심이 썰려 가듯 아둔한 자괴감,
그리움을 느끼는 너의 향기에 취해.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12-16 09:18:00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댓글목록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리움이 겹겹이 쎃여 있어
양파를 까면 눈물이 샘솟나 봅니다
처음과 끝만 있는 양파의 속내
그 매운 향기에 잠시 머물렀다 갑니다
양파처럼 맛깔스러운 시 감사합니다
두무지 시인님^^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겉과 속이 다른 우리 세태를 비유해 보았습니다
날씨가 무척 춥습니다
건강에 각별히 유의 하십시요
감사 합니다. 평안을 빕니다.
남천님의 댓글
남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두무지 시인님
양파를 다루시듯이
시를 다루시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올해의 방점은 양파로 해야겠군요
정말로 정말로 멋져버렸습니다
두무지 시인님 얼씨구!!!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 합니다
남천께서도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