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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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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하올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67회 작성일 17-12-18 13:52

본문

칠성사이다/하올로

 

 

골목에 푸른 군복이 쭈그리고 앉아 있다

천 리 행군도 어찌할 수 없었던 청동을 구겨놓은 것은

 

별이 떠나며 남긴 편지 한 장이었지

이 골목에서의 첫 키스

 

한 번밖에 사용할 수 없는 섬광이 터졌지

별이 떠나버리고

 

그의 가슴에 운행하던 은하가 멈췄지

지금은 방전되어 어둡다

 

텅 빈 그의 안에서

엉클어진 글자들을 한 주먹 쥐고

 

겨울바람이 땅콩처럼 까먹으며

휘파람을 불며 멀어진다

 

저녁 여덟시가 한 시간을 지켜보다 떠나고

아홉 시가 걸어오듯이

 

과거를 만나서 한참을 바라보기도 하겠지

흩날리는 눈들 속에 섞여

 

옛날로부터 날아와 반짝이는 별빛을

알아챌 수도 있겠지

 

그에게 걸어왔던 발자국을

적설이 순백으로 지우고 있다

[이 게시물은 시세상운영자님에 의해 2017-12-21 10:10:48 시로 여는 세상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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