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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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올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735회 작성일 17-12-26 20:16본문
입춘서설/하올로
공원의자에, 한 쌍이, 어째 쭈볏거리는 것이
아무래도 옆에 서 있는 목련나무가 희고 둥근 시간을 서둘러야 하는 모양새다
마침내 남자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여자의 볼우물에 벚꽃 같은 연분홍이 설핏하다
저 기울기로 모든 행성에는 계절이 생겨나지
여자에게도 계절이 찾아올 것이다 봄이 여름이 가을이 겨울이 여자를 찾아 올 것이다
여자는 봄에서 겨울로 다시 겨울에서 봄으로 수없이 오가며 짠 비단을 두르고 여자에서 왕비가 되기도 하고 왕비에서 여자가 되기도 할 것이다
여자의 어깨가 더 기울어진다
여자에게 찾아올 염천과 폭설도 더 깊어질 것이다 여자가 오가야 할 미소와 울음의 진폭도 더 길어질 것이다 먼 뒷날이 그 어둠과 반짝임의 명멸을 바라보기도 할 것이다
그 별들의 나라로 그녀와 함께 할 파란만장이 내린다
아직 아무 것도 기록되지 않아 하얀, 구구절절, 무수한 말줄임표들
목련의 개화전선이 팽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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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윤님의 댓글
이명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정말 멋지네요 읽으면 읽을수록 감탄하게 됩니다
하올로님의 댓글의 댓글
하올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탄'은 제겐 언감생심이고요, 모양새는 갖추었을까, 과연 읽힐까......스스로도 추레하지만
이명윤쉰께서 '최소한은 읽히네요' 도장 꽝 찍어주시니...저는 이명윤쉰의 눈만 믿습니다. ^^
제 글들이 겻불도 아쉬울 추운 때라....격려가 제겐 큰힘이 되네요. 감사요~~
주저흔님의 댓글
주저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느 도사시인님의...다릿골 독...과 비슷 한 감동이
몰려옵니다..잘 감상했습니다...^^
하올로님의 댓글
하올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눈이라도 어지럽히지 않았나 저어됩니다.
어느 날에는 닉만 보고도 열어볼 수 있도록 정진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꾸벅~
베르체님의 댓글
베르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연의 원리에만 계절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생이 거치는 살이에서도 계절이 있어
입춘이 봄의 옹알이듯 생에 이입되는 입춘은
분홍의 설레임이겠네요. 때론 입춘에도 눈이 내리듯
저 한 쌍의 생에도 가파른 언덕을 오르내리는 삶이 기다리기도...
누구나에게 보여지는 현상이겠으나 시적 형상화로 언어 갈무리는 쉽지 않을...
시제와 본문이 엉뚱하지만 연계성이 자연스런 한 편에 머물며
자주 만나길 청해 봅니다. 감상만 하는 독자가...
하올로님의 댓글
하올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기 일도 바쁜 세상....'허름한 남의 살림살이'를 꼼꼼히 읽어주시니...감사드립니다.
다른 사람도 이렇게 읽어주시는데...하물며...
모자라는 능력을 '열심'으로나마 벌충하겠습니다. 꾸벅~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 아름답다...
이렇게 진술해 놓으니까,
물고문 당해도 견딜만 하겠습니다. 이런 시를
읽으면.
하올로님의 댓글
하올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아우랍시고 '뇌려타곤' 몇 초식을 이리 따뜻하게 봐주시니 고마울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