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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17)구르는 동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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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41회 작성일 18-03-06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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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는 동전처럼


아무르박


무심코 던진 동전 한 잎이 깡통을 비껴가
계단을 굴렀습니다
소리에 놀란 사람은 없었습니다
동전을 줍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무심한 시선은 사람들의 발길 속으로 묻혔습니다
그저 안타까운 마음은
동전을 주려고 했던 부끄러운 손과
이를 보고도 웃고 있는 노인의 이가
메마른 산등성이에 굽은 소나무 같았습니다

다시 던져 줄 동전이 없는 빈손과
동전으로는 채울 수 없는 깡통은 주인을 닮았습니다
소리는 요란했지만 희망은 언제나 빈손
빈 깡통이었습니다
매일 출근길에 지하철은
내가 왜 밥을 빌어먹어야 하는지를 알고 있는
깡통이었습니다
동정으로는 채울 수 없는 빈 깡통 말입니다

노인이 바라는 것은 동전이었습니다
지전 통이었다면 동정을 구걸하지 않았을 겁니다
좀 더 세련된 문구와 교양있는 말솜씨
때로는 너무나 당당해서
그에게 이끌릴 것 같은 눈빛으로 설득하려 했을 겁니다
하지만 노인은 비굴하지 않았습니다
눈을 마주치지 않는 것은
동전을 던져 주는 사람에 대한 배려심 같은 것이었습니다
동전이 깡통 속을 구르는 소리만으로도
서로에게 안부를 묻고 있었습니다

위안은 잔인한 것이었습니다
언제나 발길에 체이면 넘어질 수 있다는
저 바닥과
새처럼 날 수 있다는 저 하늘
그 사이의 이방인이었습니다
한 번도 떠나 본 기억이 없는 이 도시가
낯선 이방인의 거리였습니다
현실은 춥고 배고픔보다
메마른 사람들이 안으로 그 속으로 곪아가는
저마다의 감당할 수 있는 상처였습니다
통증에 익숙한 사람들은
노인처럼 동정을 구걸하지 않았습니다

구르는 동전처럼
채울 수 없는 허기가 저녁이 내린 거리에
간판 이름 같습니다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을 때 술을 마시는
이유 같습니다
저를 태우고 제 목숨으로 허리가 굽은
담배꽁초 같습니다
속을 비운 취기에 휘청이는 거리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외면하는 것은
비겁한 변명 같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돌아갈 곳이 있었습니다
상처받은 새가 둥지를 찾는 이유였을 겁니다
매일 떠나는 여행은
희망을 접은 새의 날개처럼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는 빈손이었습니다
어쩌면 주머니를 비우는 것이
희망을 찾아 다시 길을 떠나야 할 이유였습니다
소리는 요란했지만 구르는 동전처럼
서로에게 안부를 물을 수 없을 때
밤은 가슴을 누르는 서로의 침묵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내 것일 수 없었던 저 동전 말입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3-15 11:16:55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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