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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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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90회 작성일 18-06-0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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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행 
 
  활연





   어미 잃은 송아지 눈알 떨어진다, 까마귀 깃털이 흙탕을 휘젓는다, 세상의 절반은 흙집, 절반은 화덕, 오래전 빚은 흙사람 운다, 흙내 흥건한 묘혈이 들썩거려 널짝 가만히 눌러줄 흙, 칠흑 하늘 흰 눈썹이 둠벙에 고인다, 마혜* 짚신 바랑 망각** 구석구석 쓸어담아 흑심이 풀어진다, 밤새 울리던 쇠북, 먼 바깥이 잦아진다





* 마혜(麻鞋): 생삼(生麻)을 삶아 만든 신.
** 망각(芒角): 까끄라기, 물체의 모가 진 가장자리.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6-14 09:29:51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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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 역시, 그 언젠가 <검은 線>이란 졸글을 쓴 적 있었지만..

내가 그 글에서 미처 구현하지 못했던 생생한 의식의 흐름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시 한 편이다

(내 생각은 그렇다) - 시에 있어 <意識의 흐름>이나 <聯想>은
시대가 드리우는 현상의 단편화를 통하여 의식의 생생함을 보여줄 때
發言하는 시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

흑행 - 생각하면, 오늘의 우리들은  참 암담한 시기를 살아가는 거 같다

하지만, 그 같은 혼란한 흐름 속에서도 자아의 중심을 확보할 수 있는
상호침투성. 지속성. 연속성. 통일성이 내포된 글을 장황함 없이
일필휘지 一筆揮之로 쓴다는 건 결코 용이한 일은 아니다

이 같은 깊은 시를 쓰는, 시인이 부럽기만 하다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심을 먼 곳에서
기원해 본다

활연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이 좀 애매하지요.
오래전 글을 좀 고쳐보았어요.
먼 날의 것도 지금의 눈으로 고치면
좀 좋아지려나 했지요.
늘 건강하고 유쾌하고 넉넉한 날
되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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