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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지우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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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호남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3회 작성일 18-06-2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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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지우는 방식



힘없이 힘 있는 말이 있다면
너라는 말에서 너를 지우는 동안
말의 무덤에 삽을 묻고 
쌀을 밥으로 변경하는 일처럼
흩어진 말을 한 줌의 문장으로 변명하는 책의 표지,
네가 지워지는 동안
울다 지쳐 잠든 아이 옆에서 이마를 만지면 감꽃 향기가 난다
마당에 떨어진 꿈을 쓸어 담아 나누어 주던 손길이 그리운 날,
녹음처럼 저녁이 밀려오면
마구간 누렁이가 바삐 우는 방향으로 
힘없는 말이 당도하는 시간,
사립문에 개구리 한 마리만 서럽게 운다
네가 지워지는 동안
나라는 말에서 나를 지우고
입술을 깨문 채 사랑도 잠이 든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7-03 10:55:25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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