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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한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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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香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880회 작성일 15-07-20 08:31

본문

수박 한 쪽

 




초복이 코앞이라 그런지,
비라도 한 사나흘 쏟아지려고 그런지,

푹푹 쩌 댄다

복사열 토해내는 콘크리트 바닥위에다
한 컷 달아오른 철근을 엮는다
따끈함을 넘어 뜨겁다 
작업복이 젖었다 마르고 다시 젖는다 

오후 새참 시간
점심때 냉장고에 넣어놓았던 수박을 가른다
새빨갛게 익은 해를 토막 내어 우적 씹어 삼킨다
달고 시원하다
이처럼 달고 시원한 수박을 먹어본 적 있었던 가
살면서 내 누구에게 이런 시원함을 나눠준 적 있었던 가*

번번히 당하였기에 빗장 지르고 살았다

위아래, 앞뒤 좌우 없이
둥글둥글
생긴 것처럼 베풀고 가는 수박
몸으로 가르친다

스승이 따로 없다

 
* 안도현님의 ‘너에게 묻는다’에서 빌려옴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7-21 22:20:55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1

댓글목록

李鎭煥님의 댓글

profile_image 李鎭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여름의 끈적거리는 더위에도 그렇지만
일을 하다 흘린 땀으로 먹는
한 입 수박 맛이야 세상 하나와도 같지요.

글도 오랜만이고 인사도 오랜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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