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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봄*가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25회 작성일 15-07-2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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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리

        봄*가을

하루종일 불경 읊는 목소리도 더위에 지친 몸처럼 힘들어
테이프에 의지한 채 울려 퍼지는 반야심경
신도시 끝자락 고즈넉한 산사에 네모 반듯한 슬픈 사각형이 즐비하다

아래층은 밤마다 별이 되는 꿈을 꾸는 꽃목걸이들이 주인을 감싸며
꼭꼭 찬 방들을 지키고 있다
위층 텅 빈 네모들은 숙연한 숙명을 닦으며 주인을 기다린다

그분은......
서두르며 준비하던 습관이
배움의 자리
일터의 자리
새벽이슬로 적시며 앉으셨다
습관에 익숙해지지 마시지요......
영영 가면 못오는 자리
아픔도 서둘러 준비하셨나요
수백 분이 천천히, 천천히 갈 텅 빈 자리틈에
골라 누울 수 있는 애잔한 선택권을 가지셨네요
유리창 너머로 야산의 나무 바라기와
성자 닮은 마음으로 슬픔과 그리움이 응축되어 꽃이 된 영혼을 보듬는 일이
하루의 낙이 되셨네요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7-21 22:24:27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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