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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다리 은행나무 이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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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5회 작성일 18-08-2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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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다리 은행나무 이발소

 

 


 

풍요롭지도 외롭지도 않은 양달 마을

간판이라곤 없는 중간다리 은행나무집

덩그러니 이발 의자 하나인 곳

손님이 없어도

새 먹이를 주는 나무 창가엔 늘 부쩍 인다.

연탄난로 수증기 뽀얀 

가위 손놀림이 가벼운

50년 조발하는 

세상살이 이야기와 유머가 있는 박씨 

그곳에 가면 비릿한 비누 냄새와

흙 때 묻은 이웃

시시콜콜 가정사와 동네일까지

사철을 담은 갖은 산나물 푸성귀 냄새

배꽃 살구꽃 향기 지천으로 머물고

산비탈 내려오는 노을이 익을 때면

빨래판 의자 예뿐 바가지 머리 소녀를

그을리고 주름진 노인 대숲 바람에 곤히 잠든 사이

말끔한 노신사를 만들어 놓는 장인이다.

창호지 꽃 붙은 삐걱거리는 미닫이에 세월이 흘러

마을 불이 하나둘 잃어 갈 때

그늘 짙게 찾아 들면

아득히 먼 곳을 바라보는 박씨 젖은 눈에

가슴 속 키워 온 서로의 버팀목이던

생의 수많은 고단함을 나누던 황혼의 그림자들

무심한 바람의 수례를 타고 중간다리를 건너는

웅크린 은행나무 꽃상여가 눈물겹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8-09-03 17:51:35 창작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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